독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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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 인생의 모든 균형잡기에 관해서
물컵을 탁자 위에 올려 두면, 우리는 그것이 '정지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우리가 평형이라고 믿는 그 상태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 위에 얹혀 있지요. 물은 끝없이 증발하고, 탁자는 흔들립니다. 삶의 균형도 그렇습니다. 완벽히 고요한 순간은 없습니다.우리는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넘어지면서 몸의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합니다. 이 그림책은 인생의 모든균형잡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원뿔 모자를 쓰고, 균형을 잡은 채 우리를 맞아 주는 목각인형 친구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아이는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왜일까요? 아이는 무대에 오를 생각인가 봅니다.자그마한 아이의 모습과 비교되는 어마어마하게 큰 무대가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는 균형을 맞추어 멋있는 곡예를 선보일 수 있을까요? ..
20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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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날들⟫ - 수많은 날들 앞에 선 여린 가슴을 위해
⟪수많은 날들⟫은 출판편집자가 되려고 수강했던 수업에서 만난 선생님께 선물 받은 책이다. 찾아보니 지금은 절판되었더라. 나는 올해 6월부터 12주 동안 한겨레교육 에디터십 프로그램을 수강했다(내가 수강했을 때는 '인턴십 프로그램'이었다가 후에 이름이 수정되었다). 12명의 수강생들과 복작대며 수업을 들었다. 나는 12주 내내 긴장하고 경직되어 있었다. 발표와 과제가 물밀듯이 생겨났고, 무엇보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고역이었다. 인턴으로 선발되고 싶어서 나는 속내를 최대한 숨기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항상 나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듯했다. 나는 선생님 앞에서 특히 더 돌처럼 굳곤 했다. 내 여린 가슴을 숨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지치고 힘든..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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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유적지들⟫ - 제노사이드 입문서
제목: 나쁜 유적지들저자: 박민경출판사: 다른발행일: 2025-05-02 핵심 콘셉트 폭력과 테러는 인류 역사에서 결코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학살이 계속되고 있으며, 한반도 역시 휴전이라는 이름 아래 전쟁의 긴장 속에 놓여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쟁의 위협은 더욱 한반도 위에 겹겹이 드리워질 것이다. ⟪나쁜 유적지들⟫은 이러한 시대적 위기 속에서, 20세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전쟁과 대학살의 현장을 다시 찾아가는 책이다. 단순한 사건 나열을 넘어, 당시의 정치적 배경과 현장의 참혹함을 사실적이고 생생한 서사로 전달한다. 역사적 사진과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삽입해 청소년 독자가 감정적으로 공감하며 내용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고, 각 사건의 맥락과 의미를 짚는 설명을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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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불탈 때⟫ - 메가파이어, 인간의 손에서 점화하는 또 다른 재앙
제목: 숲이 불탈 때저자: 조엘 자스크역자: 이채영출판사: 필로소픽발행일: 2025-04-05 1. 기획의 적절성: ‘산불’을 넘어 ‘메가파이어’로 ⟪숲이 불탈 때⟫는 ‘산불’이라는 익숙한 재난을 ‘메가파이어’라는 낯선 개념으로 새롭게 조명하여 독자의 사유를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기획이 돋보인다. 산이 국토의 63.2%를 차지하는 한국에서 ‘산불’은 가장 현실적인 자연 재해이지만, 이 책은 이를 단순한 재난이 아닌 기후위기, 산업 구조, 이념적 충돌, 테러리즘까지 얽힌 복합 재난으로 확장하여 서술한다. 이는 기존의 '현상 중심적' 산불 보도서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산불을 둘러싼 ‘인간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시도이자, 산불을 통해 자연과 사회를 함께 사유하게 만드는 강한 문제의식을 내포한다. 또..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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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한 말들⟫ - '그럼 죽어'에 대한 사회구조적 통찰
제목: 납작한 말들저자: 오찬호출판사: 어크로스발행일: 2025-07-11 대한민국은 지난해 12월 3일, 역사상 두 번째로 선포된 계엄령에 한동안 큰 정치적 혼돈을 감내해야 했다. 그때 국민은 불통의 문제를 마주했다. 불통의 벽 앞에서 테러와 폭력이 터져 나오는 것을 봤다. 더 나아가 계엄 사태에서 터져 나온 이념적 분노는 해소되지 않은 채 대선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탄핵 심판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국민은 극심한 정치적 피로감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공간에서 혐오 표현이 ‘밈’을 통해 빠르게 일상 언어로 자리 잡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21년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프라인 실생활에서의 혐오표현 문제에 대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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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 언어의 부조리함에 대한 예리한 포착과 그것을 감싸 주는 거대한 문화적•인문학적 통찰
제목: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저자: 홍한별출판사: 위고발행일: 2025-02-15 불현듯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창작과 예술은 새로운 몸을 찾아야 했다. 더는 창작의 주체가 인간이 아니게 된 시대의 예술은 과연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 앞에서 가장 위태로운 직업은 단연 번역가일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번역 작업은 일상이 됐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은 영국 작가협회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번역가의 3분의 1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10명 중 4명 이상이 소득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각에선 여전히 기계식 번역이 복잡하고 문학적인 글을 번역하기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복잡한 의미 체계로 엮인 문학적인 글은 여전히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번역’과 ‘번역가’는 AI 시대의 과도기를..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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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 아이들을 망친다는 '쓸데없는 상상력'이 가득한 책
제목: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저자: 김보영 이은희 이서영출판사: 지상의책발행일: 2025-01-19 SF는 본질적으로 미래의 주인인 아이들의 것이다. SF는 절제된 상상력으로 이야기 속에 도달 가능한 미래 사회의 다양한 모습에 관한 단초를 심어 놓는다.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그중에서도 이제껏 금기시돼 왔던 위험한 질문들을 길어올린다. 쓸데없는 상상력으로 이른바 ‘아이들을 망친다’는 오명을 쓴 것들이다. 그러나 타인을 향한 감수성을 품기 어려워진 시대,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얘기하는 SF 속 과감하고 급진적인 상상력은 시대를 역행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추진력과 강력하게 공명한다. 특히 공상에만 머물렀던 것들이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주제’를 다루..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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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 양육이라는 모순적인 문제
제목: 아이들의 집저자: 정보라출판사: 열림원발행일: 2025-05-25 핵심 콘셉트 ⟪아이들의 집⟫은 ‘양육을 책임지지 않는 공동체’라는 시의성 있는 문제의식에 뿌리하여 ‘양육을 책임지는 공동체’라는 상상의 공간으로 뻗어나가는 소설이다. 저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동 양육 시설 ‘아이들의 집’을 소설의 구심점으로 삼아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가닥씩 풀어 놓는다. 그들은 공동 양육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저도 모르게 떨어졌다. 저자는 아이들의 집과 그에서 배치된 시설과 인물들을 계속해서 대비해 그리면서 ‘양육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무엇에 있는 것인지’ 또렷하게 묻는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귀신’이라는 호러 판타지적 요소를 서사에 간간이 틈입시켜 독자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여기서..
202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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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희 옆집 살아⟫ - 사랑은 마치 옆집이나 이웃의 존재처럼 소상하고 다정한 것이다.
제목: 나 너희 옆집 살아저자: 성동혁그림: 다안출판사: 봄볕발행일: 2024-06-02 1. 핵심 콘셉트 사랑은 마치 옆집이나 이웃의 존재처럼 소상하고 다정한 것이다. 가족처럼 아픈 일에 함께 슬퍼하고,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은 고통의 무게가 아무리 무거워도, 그것을 지게에 이고 산 정상에 오를 만큼 강하고, 자연처럼 질긴 것이기도 하다. 이 그림책의 중심에는 이처럼 고통과 사랑이 있다. 이 그림책은 희귀 난치 질환을 앓는 주인공(화자)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산에 오르는 이야기이며, 희귀 난치 질환이라는 신체적•심리적 장벽을 친구들과의 유대로 극복해 보이는 이야기다. 또한 옆집 같은 사랑의 힘으로 마침내 자신만의 자연을 가꾼 주인공이 기꺼이 친구들의 ‘옆집’이 되어주겠다는 고백..
2025.06.08
출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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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문학과 가을 나기 - 청소년문학으로 뉴스레터 쓰기, 창비어린이 계간지 받아보기
지난달 친구에게 자기가 연재하는 취향 뉴스레터에 특별호에 실을 글을 한 편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주제는 자유. 형식은 간결하게. 마침 쓰고싶은 글이 있던 차에 잘됐다 싶었다. 기고할 공간을 준다니 고맙기도 했다. 친구의 부탁을 승낙하고는 곧장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틀에 걸쳐 청소년문학에 관한 장편 에세이를 써내려고 했다. 젊은 층이 많이 읽는 취향 뉴스레터이다 보니, 친구에게 소개하듯이 청소년문학을 제대로 소개해 볼 심산이었다. 참고할 도서를 옆에 차곡차곡 쌓아둔 채 청소년 도서를 둘러싼 편견과 그에 대한 변론, 그리고 청소년문학의 역사, 의의와 작품 추천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워드에 빼곡히 써 내려갔다. 생각해 보니 블로그나 브런치를 벗어나서 글을 써보는 건 처음이나 다름없었다. 글을 실을..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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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한 / 텍스트힙 / 불안한 2030과 실용주의와 불교
망중한가을과 함께 개강이 왔다. 슬프다… 이제 겨우 일 주차인데도 무척 바빴다. 졸업 학기라 듣는 수업도 몇 개 없건만 나는 굳이 굳이 할 일을 찾아 시간을 채운다. 취준생이니까. 수업이 끝나면 밤이 될 때까지 도서관에 남았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도서관에 갔다. 책도 읽고 서평도 쓰고, 이번 주는 책 읽는 시간도 모자라지만 출판사가 발행하는 뉴스레터 몇 개를 구독하고 좋은 문학 웹진을 찾아 챙겨보기도 했다. (내 눈 건강은 누가 챙겨주나. ㅜ.ㅜ) 새로 구독한 뉴스레터 중 하나가 문학동네에서 발행하는 월간 ‘계절공방’이다. 격주 금요일마다 발행되는데, 마침 이번 주 금요일이 발행일이라 구독하자마자 뉴스레터 하나를 받아 볼 수 있었다. 이번 계절공방 주제는 ‘망중한 忙中閑’.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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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 장르의 존재 의미 찾기: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에서
청소년문학의 의미는 무엇일까. 20대 중반이 넘고 처음 읽어본 청소년소설이 내게 준 첫인상은 이런 의문점에 지나지 않았다. 청소년문학이라면 단연코 청소년 권장 도서 목록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학창 시절, 청소년 권장 도서라 불리던 책들은 나를 포함한 학생들을 곤욕에 빠뜨리곤 했다. 말이 권장이지, 선생님이나 우리나 독후감을 제출하고 검사하는 데만 열을 올렸더랬다. 게다가 기억하기론 당시의 권장 도서 목록은 제목만 봐선 무슨 내용인지 짐작도 안 가는 고전 문학이 대부분이었다. 그 덕분에 그때는 책과 가까워지려야 자꾸만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숨통 조이는 입시 공부는 고사하더라도 말이다. 그래도 군대에서 책 읽는 습관을 길들인 이후로 나는 꽤 많은 양의 책을 꾸준하게 읽었다. 나를 괴롭게 했던 고전..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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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은 여기에 없는 것을 쓴다.
『너는 나의 불안을 이해해줄까』는 작가가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쓴 기행문이고, 자가출판플랫폼을 통해 발행된 독립출판물이다. 그래서인지 ISBN이 없다. 바코드가 없길래 ISBN을 찾아봤는데 전자출판물로만 등록되어 있었다. ISBN이 없는 책은 독립 서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나는 학교 후배이기 때문에 이 독립출판물의 출판 소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그만의 고유번호가 없는 책은 대형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 진열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독자들에게 우연히라도 발견되길 기대하기조차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독립출판물의 매력은 어디엔가 어렴풋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을 알 턱이 없으니 독립출판은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인 걸까? 책을 탈세속적인 것으로 신성화하려는 사회적 관습에 익숙한 우리와는 반대로, 도서 시장은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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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쓰는 출판의 뉴노멀
1. 또 하나의 창의적 존재, 생성형 AI “Creativity has been easier for AI than people thought,” "인공지능(AI)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2023년에 열린 월스트리트저널의 콘퍼런스에서 OpenAI 대표 샘 올트먼 Samuel Harris Altman (원문기사 Fortune.com) AI 창작물의 특이점에 대해 세계적인 경제잡지 Fortune은 OpenAI CEO 샘 올트먼의 변화에 주목했다. ChatGPT가 등장하기 이전인 2014년, 월스트리트저널의 콘퍼런스에서 샘 올트먼은 기술의 발전으로 가장 먼저 대체될 직업군이 육체노동자, 즉 블루칼라에 속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 중 한 ..
2024.03.10